클렌징 수박이 될까몰라

미샤 빅세일 기간
이런게 있었어? 하고 12월 마구마구 사 쟁였던 그때가 생각난다. 이렇게 마구 깎는게 좋은걸까 나쁜걸까. 나같은 사람은 제값주고 안산단 말이다. 그런데 슬슬 페이스샵 같은 곳도 빅세일에 합류하니 그래도 이익은 이익인 듯. 하기사 이렇게 세일 안하면 나같은 사람은 미샤와 아예 상관없이 살긴 하겠다.
아무튼. 예전 필요 있으나 없으나 무조건 쟁이다가 가랑비에 젖었던 경험을 교훈 삼아, 이번엔 필요한 것들만은 사기로 굳게 마음먹었다. 그래서. 그리하여. 클렌징 로션라인을 고르는데

실제로 필요한 건 이거. 5천1백원가량. 화장을 하나 안하나 거의 차이가 없을 지경으로 옅게 하니, 어차피 이중세안 하니 간단한 클렌징 로션인 이거 하나면 충분하다. 아주아주 무난하니 제몫을 하는데다 가격까지 저렴이니 나에게 가장 합리적인 구매는 바로 요것. 그런데
가격은 두배에 용량은 반인 이것이 눈에 띈다. 딥 클렌징 밤. 필요도 없고 경제적으로 봐도 완전 손해. 더구나 온열감이 있다니 민감한 내 피부에 과연 괜찮을지.



... 결국 뭘 샀겠냐, 합리적인 소비는 개뿔-_-; 할인해준다니 이왕이면 비싼걸로 정신.
소비했다는 충만감이 넘쳐흘러서 자괴감을 덮어버린다. 벌써부터 택배가 기다려진다.

이수 **** 에스테틱 수박이 될까몰라

나는 마사지를 좋아한다.
나는 마사지를 참 좋아한다.
나는 마사지를 너무너무 좋아한다.



이러니 소셜커머스라해서 자주 보이는 할인행사가 나에게는 보물. 2시간에 2만5천원이라니 어찌 놓칠 수 있겠는가. 언젠가 받았던 신부관리를 제외하면 -이것도 할말이 좀 있는데- 평소 받기 힘든 장시간 마사지다. 좋아라고 갔다.


한 줄 감상 : 그저 그랬다.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정확한 예약시간에 갔는데도 40분을 기다려야했다. 사람이 많은데다 내가 시간지켜도 앞사람이 안지키면 소용없지. 중간 상담을 받긴했지만 상당히 오래 기다렸다. 상담 중 ''할인고객이라고 시간만 채운다'는 클레임이 있던데 기존 고객과 정확히 같은 서비스를 드리니 안심하라.'고 강조하셨다. 아항. 안심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참 의미심장한 설명이더라.

언젠가 다른곳에서 '그 비싼 돈을 냈는데 1시간 30분정도냐'고 궁시렁거린적이 있었는데 그때 들은 대답이 '어머 두시간이나 받으면 힘들어서 안돼요~' 였다. 반은 핑계라고 생각했는데 반은 진실이란걸 여실히 깨달았다. 두시간 누워있기 진짜 힘들었다. 엄청 지루했다.

보통 한시간코스는 클렌징 -> 1차팩 -> 데콜테 -> 2차팩 -> 마무리        결정적인것은 보통1시간 관리는 2차팩을 제외하면 사람을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1차팩이래봐야 오일인지크림인지를 두껍게 바르고(씌우든) 그 와중에 수시로 데콜테 마사지를 하거나 팔 마사지 하거나 초음파를 하는등 둥기둥기 관심을 듬뿍 준다. 그런데 여기 2시간 관리는.. 방치당한다. 마사지보다는 팩에 절대적으로 치중한 관리였다. 제품 자체는 정말 좋은것 같다. 바르는데 아주 그냥 감촉이 촉촉하니 산뜻하니 좋다.

근데 그러고서 두시간을 마냥 있어보라고. 사람 미친다고. 중간에 초음파도 있었지만 암튼 미친다고

팩을 중시하면 그게 맞는것도 같다. 붙였다 떼는게 아니라 흡수시켜요~ 하니 그게 맞는거겠지. 잠 푸욱 자면 괜찮을것도 같다. 근데 바쁘고 가만 못있고 성질 급하고 잠 안오는 사람에게는 정말 곤란하다. 녹이고 흡수하는 시간이라곤 해도 나 방치당하는건가 의혹이 뭉실뭉실 생긴다. 

딱딱한 침대위에서 으아악 못참겠다! 비명이 나올즈음 데콜테 해주더라. 정성스럽긴 했지만, 특히 핸드 마사지는 내가 받은것 중 가장 좋았지만
짧아! 너무 짧아! 이건 기분 좋으라고 하는게 아니라 가면서 몸 지끈거리지 말라고 감질나게 해주는거같아. 필링이라 받고 나오니T존은 반짝반짝하고 볼은 촉촉하고 다음날도 촉촉하고 좋긴한데..

두시간 누워있으니 죽겠다. 전날 밤샘이라도 하지 않는 한 권하고 싶지 않다.


폭발적이긴 하지. 수박이 될까몰라

뒷면을 읽어보니 이렇게 써있다.

... 입안 전체로 느껴지는 폭발적인 상쾌함으로...

광고하는 사람이 꼭 제품을 사용해본 다음에 카피를 쓰진 않는다는데. 하지만 이번엔 사용한 다음에 썼나보다. 돈은 받았으니 뭔가 좋은 소리를 써야했던 카피라이터의 고뇌가 느껴진다. 입안에 잔뜩 머금어봤는데, 폭발적이다 못해 볼이 뚫리는 줄 알았다.

가글은 30초 이상 입안에서 가글가글 해야한다는데 이건 그럴 물건이 아니다. 처음 멋모르고 욕심껏 한 입 가득 품었다가 과장 않고 눈물을 봤다. 99% 향균효과를 낸다더니만 도저히 의심할 수가 없다. 프라그 척살. 잇몸의 강철화. 덤으로 볼 안쪽도 단련해 드립니다.

저렴한 여름 복장 수박이 될까몰라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만만한 코디다. 옅은 하늘색 프릴 블라우스에 흐린 갈색 주름치마.
쇼핑몰 세트상품으로 많이 본 듯한, 그래서 무난할것 같은 조합인데 포인트는 반드시 '저렴'해야 한다는 것. 인상 흐릿한게 딱히 큰 단점은 없어 보이는 대신에 값 있어 보이기도 힘든지라.. 평일 돌려입기용으로 쓸 예정이니 돈 쓰기가 싫었다. 배송비 무료서비스를 받을만큼의 돈을 쓰기도 아깝달까. 그러니 길가다 '우연히' 만나는 행운을 기대할 수 밖에.
그리고 얼마 전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끝물 대할인판매. 현금거래. 교환 환불 불가. 딱 내가 원하는 그 분위기구나. 들어가서 찾아보니 역시나 있다. 색? 맞다. 프릴? 맞다. 주름? 맞다. 둘이 합쳐 2만9천원. 3만원을 넘기지 않겠다는 목표도 충족한다! 만세! ..단점이라면 그저 블라우스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것ㄱ-

뭐 결론은 안맞아도 그냥 샀지만. 여름도 끝나가는데 언제 또 만나냐고. 근데 주인언니(나보다는 어리겠지만)가 다른 사람들한텐 암말않고 넙죽 팔던데 유독 나한테만 일단 위에 걸쳐봐라(작은 상점이라 탈의실이 없다) 교환 환불 절대 안된다, 신신당부를 한 후 팔더라. 왜일까. 그분 눈엔 내가 그렇게 엉뚱하게 산 걸까. 물론 블라우스가 크긴 했다. 위에 벙벙하니 떠서 앤 셜리가 통소매 블라우스 입은 것 같긴 하다. 그래도 그렇지 왜 유독 나한테만 그렇게 시간끌었냐고. 왜 그랬을까. 내 얼굴 착한 얼굴인데 왜 그랬을까. 나도 안내문 봤는데. 교환 환불 안된다는 안내문 나도 봤는데. 아무리 어처구니 없는 조합이라도 환불해라. 안된다니 그런게 어딨냐. 안내문 즐. 그런 진상 안부리는데.

이제 좀 쓰려하는데 글쎄 뭐랄까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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